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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마케팅/기획-제작-운영

기업 블로그의 불편한 진실

쉽다고 해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맥도날드의 '빅맥송'처럼 번뜩이는 기획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싶어도 자사의 웹사이트 관리 노하우가 없으면 외부 업체에 발주해야 합니다. 이럴 때, 간편하게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블로그'를 활용한 웹사이트가 있으면 마음대로 '정보 발신'이 가능합니다.

머 이런 것을 '기업 블로그' 또는 '비즈니스 블로그'라 합니다.

기업 블로그는 블로그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만드는 경우도 있고, 별도의 블로그 생성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자본만 갖추어져 있으면 '홈페이지' 자체에 블로그의 기술적인 특징을 넣어 만들 수도 있습니다. 머 어느 것도 '블로그'답게 관리와 업데이트가 간단합니다.

그러나 '업데이트가 간단하다'와 '업데이트 한다'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조작이 간단한 오토 차량을 운전한다고 해서 운전 자체가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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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한 가게에서 풍기는 부정적인 기운

"다음 ○○의 정보는 5월에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라는 정보가 2013년 4월을 마지막으로 쓰여있습니다. 실제로 웹 서핑을 하다 보면, 개인이 아닌 회사가 만든 블로그가 분명한데 꽤 오랜 시간 동안 업데이트가 멈춰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연락해보면 분명 운영은 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기업 블로그는 양날의 검입니다. 쉽게 정보를 발신하고 있는 이점이 있지만 그 이점인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느 순간 리스크로 돌변합니다.

정보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은 블로그는 "폐점된 가게"와 마찬가지입니다.

한 여름에 본 새해 인사말은 마치 색 바랜 포스터가 간신히 압정 1개 정도에 묶여 바람에 흔들리는 폐쇄된 술집을 연상시킵니다.

시간에 버려졌다는 부정적 기운이 고객에게 "여기 망했나?"라는 느낌을 주거나, 관리가 소홀한 회사라는 인상을 남깁니다.

100일이 각오가 필요

웹사이트는 콘텐츠(내용)이 생명입니다. 콘텐츠를 만들려면 관점, 정보, 계절 등 다양한 시작점이 있으며, 노력과 지혜뿐만 아니라 노하우도 필요로 합니다. 쉽게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블로그 내용도 콘텐츠입니다. 블로그에 쓰는 내용도 '회사'라는 주체에서는 내용을 다시 한 번 새겨보고, 혹여 경솔한 단어는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기업 블로그를 시작하고 싶습니다."라는 물음에는 항상 "100일 정도는 가능하신가요?"라고 되물어 봅니다.

장사란 것은 "내가 좋아할 때'만 영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정기휴일 이외는 가능하면 첫 100일은 콘텐츠로 고객의 마음을 잡고 마주할 수 있도록 쓸 수 있는 열정이 없다면 폐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 블로그가 폐점되어 부정적인 기운을 풍기는 것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다'가 정답일 수 있습니다.

내가 일하는 환경에서

블로그가 상업적인 용도의 불씨가 된 것은, 웹 2.0이라는 마케팅적인 용어와 함께입니다. 지금도 유명한 IT 기업의 사장들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사의 주요 전장이 인터넷인 그들은 관계자와 사용자가 블로그를 방문해 광고·홍보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기타 업종에 도움이 될지는 일단 의문을 둡니다.

IT업계야 블로그를 업데이트 하기 쉬운 환경에 있지만, 카페나 서점, 미용실 같은 사장님들이 땀 흘리는 일터에서 돌아와 졸린 눈을 비비며 컴퓨터에 마주할 수 있을까 합니다.

팔아도 미안해

기업 블로그는 판매하는 쪽에서는 대단한 장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스템을 판매하는 것이므로, 중요한 '콘텐츠'의 부분은 구매하시는 분의 몫입니다. 콘텐츠가 진부해서 장사에 도움이 안 되는 것들만 있어도 모두 구매한 사람의 책임입니다. 스스로 업데이트 해야 하는 기업 블로그이기에 소위 홈페이지를 주문하면 제공해야 하는 콘텐츠의 수정이나 클레임도 없습니다.

흔히 프리랜서로 콘텐츠 플래너란 직업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블로그를 권장합니다. 업데이트나 고객을 모시는 방법을 블로그로 '상품화'하고, 맹복적인 '신자'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한국의 악폐지만 '외국은 다 이런 방식'이란 신앙을 이용하면 판매하기가 쉬운 겁니다.

매일 3만개 사이트가 폐허가 되는 진실

업데이트가 중단된 기업 블로그는 페달을 멈춘 자전거와 같습니다.

많은 블로그가 생기고 있지만, 지금도 매일 3만개 정도의 블로그가 '폐허'가 된다고 합니다. 폐허가 되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도 아닙니다. 100일이 각오가 아니라면 일단 '홈페이지'가 우선은 안전합니다.